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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1980년을 직접 경험한 60대가 다시 마주한 그 시절 본문

책 속의 쉼표 - 문장에서 나를 비춰보다

『소년이 온다』 - 1980년을 직접 경험한 60대가 다시 마주한 그 시절

아침 바다 2025. 5. 27. 08:02

👨‍🎓 그때 나는 대학교 1학년이었다

올해 예순다섯. 1980년 5월, 나는 대학교에 갓 입학한 스무 살 새내기였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요. 5월이 되면서 캠퍼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고, 학교에는 전경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죠. 그리고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정확한 정보는 알 수 없었어요. 언론은 모두 통제되어 있었고, 우리는 단편적인 이야기들만 전해 들을 수 있었거든요.

4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으면서 그때 내가 몰랐던 광주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 늦었지만 마주한 진실

당시 우리가 몰랐던 것들

1980년 5월, 서울에 있던 우리는 광주에서 벌어지는 일의 실상을 전혀 알지 못했어요.

  • 신문에는 "폭도들의 난동"이라고만 나왔고
  • TV 뉴스는 완전히 통제되어 있었고
  • 라디오도 정부 발표만 반복했죠

그저 **"광주에서 뭔가 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만 있었을 뿐이에요. 학교 선배들이 모여서 쑥덕거리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뭔가 해야 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은 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어요.

뒤늦게 알게 된 참혹한 진실

80년대 중반부터 조금씩 진실이 알려지기 시작했죠. 그때서야 **"아, 그때 광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구나"**하며 충격을 받았어요.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나서야, 정말 그 현장이 어떤 곳이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동년배 친구들의 이야기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제 또래거나 조금 어린 나이예요. 특히 대학생 은숙이나 고등학생들을 보면서 **"저 나이 때 우리는..."**하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서울의 나 vs 광주의 친구들

  • 서울의 나: 캠퍼스에서 불안해하며 수군거리기만 했던 스무 살
  • 광주의 친구들: 생명을 걸고 저항했던 같은 나이의 청년들

이 대비가 너무 선명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어요. "만약 내가 광주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질문을 계속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더라고요.

소설 속 동호와 정대

15살 중학생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아들 또래였던 그 아이들이 떠올랐어요. 그 순수한 나이에 그런 참혹한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니... 부모가 된 지금 읽으니 더욱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 40년 후에 마주한 감정들

죄책감

솔직히 죄책감이 가장 컸어요.

그때 광주의 친구들이 그런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서울에 있던 나는 뭘 했나? 물론 우리도 시위에 참여하고, 최루탄 냄새를 맡으며 뛰어다니긴 했지만... 광주의 그 절절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움과 안타까움

"그때 우리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지금은 인터넷이 있어서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를 알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막혀 있었거든요. 그 답답함이 지금도 생생해요.

늦은 깨달음

이 나이가 되어서야 그때의 진실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는 게 참 씁쓸해요. 젊을 때 알았다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을 텐데...

🎓 그 시절 대학생의 기억들

1980년 봄, 캠퍼스의 분위기

3월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대학 생활에 대한 설렘이 컸어요. 하지만 4월 말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죠.

  • 선배들이 뭔가 심각한 표정으로 모여 있고
  • 교수님들도 수업 중에 말을 아끼시고
  • 도서관에서는 금서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5월의 기억

5월 중순 이후로는 학교가 거의 마비 상태였어요.

수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학생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죠. 그때 **"광주에 계엄군이 투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어요.

💡 이 책이 60대인 나에게 준 의미

1️⃣ 늦은 속죄와 성찰

"그때 내가 좀 더 용기가 있었다면..." 하는 후회가 많이 들어요. 물론 지금 와서 후회해봐야 소용없지만, 그래도 그런 마음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2️⃣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감

손자, 손녀들에게 **"할아버지 젊을 때는 이런 일이 있었단다"**라고 전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역사를 제대로 알려주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3️⃣ 감사함

지금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그때 희생당한 분들 덕분에 지금 우리가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 같은 세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

우리도 이제 증언자가 되어야 해요

우리가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한 마지막 세대잖아요. 우리의 기억과 경험을 젊은 세대들에게 전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비록 광주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그 시대의 분위기와 억압적 상황을 우리는 몸으로 느꼈거든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증언이라고 생각해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제 와서 뭘 해봐야..." 하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 해요.

  • 젊은 세대들과 그 시절 이야기 나누기
  • 역사 바로 알리기에 참여하기
  •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관심 갖기

📊 60대가 바라본 이 책의 가치

관점평가60대 독자로서의 소감

역사적 가치 ★★★★★ 그때 우리가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됨
문학적 성취 ★★★★★ 한강 작가의 뛰어난 필력에 감동
개인적 울림 ★★★★★ 내 청춘과 겹쳐져 더욱 아픔
교육적 효과 ★★★★★ 손자들에게 꼭 읽혀주고 싶어요
치유의 힘 ★★★★☆ 아프지만 필요한 치유 과정

🌅 마무리: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소년이 온다』를 읽으면서 40여 년 전 스무 살 청년이었던 나를 다시 만났습니다.

그때는 몰랐던 많은 것들을 이제야 알게 되어 마음이 무겁지만, 동시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들어요.

한강 작가가 소설 마지막에 쓴 것처럼, **"망각에 저항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에요. 특히 그 시대를 경험한 우리 세대는 더욱 그렇죠.

이 책을 읽는 젊은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여러분이 누리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에요. 그 나이 또래의 청년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나와 같은 60대 동년배들에게도 말하고 싶어요. 우리에게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어요. 그때의 기억을 생생하게 전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얘들아, 다들 어디 갔니."

이 소년의 목소리를 우리는 평생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이 살아남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니까요.


⭐ 1980년을 경험한 60대의 평점: ★★★★★ (5/5)
🎯 한 줄 평: "그때를 경험한 우리 세대가 반드시 읽고, 다음 세대에게 전해야 할 우리 시대의 증언"

💌 동년배들에게: 아프지만 꼭 읽어보세요. 그리고 우리의 기억을 나누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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