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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고요한하루 (2)
햇살과 책과 바람

느리게, 더 느리게사아군을 떠나는 아침,햇살이 벽돌 지붕 위에 고요히 내려앉아 있었다.조용한 거리,닫힌 상점들,그리고 한 줌의 바람.시작부터 빠르지 않았다.굳이 서두를 이유도 없었다.순례길 중간지점을 지나온 이 시점에,나는 더 이상 ‘몇 킬로미터’라는 숫자에 마음이 쏠리지 않는다.오늘은 마음을 쉬게 하는 날.다리보다, 생각이 더 많이 움직인 날.황량하지만 평화로운 길사아군을 지나면메세타의 또 다른 얼굴이 시작된다.끝없이 곧은 길,양옆엔 흙색 들판이 무심하게 펼쳐진다.단조로운 풍경.하지만 그 안에 묘한 평온함이 있었다.길의 반복 속에서오히려 생각이 정리되고,심장 박동이 일정해졌다.걸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내 인생도 이런 시기가 있었던 것 같아.단조롭고 지루하지만, 돌아보면 가장 안정적이었던 시절..

물안개를 가르며 걷는 새벽이른 아침, 칼사디야 데 라 쿠에사의 하늘엔옅은 물안개가 드리워져 있었다.마을을 나서기 전,작은 성호를 그으며 오늘 하루를 조용히 부탁해본다.순례자의 발소리만이 적막을 깨운다.들판은 어제보다도 더 적막했고,길은 아직 젖은 흙 냄새를 머금고 있었다.잠깐 뒤를 돌아본다.어제의 나를 남기고,오늘의 나로 다시 걷기 시작했다.끝없이 펼쳐진 곡물밭, 그리고 바람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던 평원이시간이 지나며 풍경을 바꿨다.길 양옆으로는 밀밭과 보리밭이 자리를 바꿔가며 펼쳐지고,흙길 위로는부드러운 봄바람이 천천히 감돌았다.바람이 스치는 소리와새들이 가끔씩 던지는 울음소리.그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그 고요한 사운드트랙 속에서나는 천천히,오래도록 나를 생각했다.발걸음, 숨, 그리고 생각오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