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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 책과 바람
고도를 기다리며 – 기다림의 연극, 내 인생의 무대 위에서 다시 만나다 본문
바람이 선선하게 불던 5월 어느 날,
나는 대학로도 아니고 신촌도 아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의 객석에 앉아 있었다.
40여 년 전, 스무 살의 내가 신촌의 작은 소극장에서 처음 만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당시엔 그저 “이해할 수 없는 연극”이었다.
두 남자가 무대 위에서 주고받는 의미 모를 대화, 멈춰선 시간 속의 희극인지 비극인지 모를 상황.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에 오래 남았다.
어딘가 묘하게 위로를 주고, 괜히 그 분위기를 흉내 내며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곤 했다.
그리고 2025년 5월,
나는 인생 후반부에서 같은 연극을 다시 마주했다.
🎭 《고도를 기다리며 THE FINAL》
- 공연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 공연 기간: 2025년 5월 9일 ~ 5월 25일
- 러닝타임: 140분 (인터미션 20분 포함)
출연진:
- 에스트라공(고고) 역 — 신구
- 블라디미르(디디) 역 — 박근형
- 포조 역 — 김학철
- 럭키 역 — 조달환
- 소년 역 — 이시목
🕰 삶의 시간 속에서 다시 만난 고도
이제는 작품의 구조도, 역사도, 연극사에서의 위치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 나이지만
이번 공연은 해석의 문제를 뛰어넘는 체험이었다.
무대는 여전히 단순했다.
앙상한 나무, 덩그러니 놓인 바위 하나.
그러나 그 단조로움 속에 존재와 불안, 희망과 무력감이 응축돼 있었다.
신구 배우의 고고는 한층 더 건조하고도 위태로웠고,
박근형 배우의 디디는 고고를 끊임없이 붙잡는 관계의 끈, 삶의 희망을 붙들고 있었다.
두 배우의 40년이 넘는 경륜은 그저 연기 이상의 감정선으로 무대를 채웠다.
고도를 기다리는 두 인물의 대사는,
관객석에 앉은 내게 이렇게 들렸다.
“우리 모두는, 사실 어떤 ‘고도’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존재들 아니던가요?”
🎙 인상적인 장면들
- 럭키 역의 조달환 배우는 등장과 동시에 무대를 강렬하게 흔들었다.
그의 유명한 ‘말 폭포’ 독백 장면은, 부조리극의 정수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내용은 명확하지 않아도, 감정과 에너지는 뇌리에 각인된다. - 포조의 등장은 권력과 잔인함의 은유였고,
그가 무너져 가는 모습은 시간이 모든 권력을 무너뜨린다는 메시지처럼 다가왔다. - 극 중 반복되는 ‘내일’이라는 말.
그러나 그 내일은 끝내 오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도 고도를 기다리며 같은 하루를 무한히 반복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 전문가의 시선으로 본 ‘고도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리며』는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으로,
1953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후, 부조리극의 시작이자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 “무(無)의 드라마”, **“기다림의 역설”**이라는 평가처럼,
이 연극은 의미 없는 것 속에서 삶의 본질을 되묻는 작품이다. - 베케트는 철저히 대답을 하지 않는다.
관객이 스스로 해석하고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이 연극은 젊은 시절엔 혼란을, 중년 이후엔 깨달음을 준다.
🌿 마무리하며
돌이켜보면,
나는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고도’를 기다려왔다.
사회에서의 인정, 아이들의 성장, 몸의 회복, 잃어버린 누군가의 용서…
그 ‘고도’는 오지 않기도 했고, 엉뚱한 모습으로 오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알 것 같다.
“기다림 그 자체가 인생이었다는 것.”
그날 무대 위 배우들의 침묵조차도 귀하게 들렸다.
말이 없는데도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침묵의 무게를 느껴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 부록: 이런 분께 추천드립니다
- 인생 후반부, 사유와 성찰을 즐기고 싶은 분
- 무대 예술의 본질을 경험하고 싶은 관객
- 베케트의 작품 세계에 입문하고 싶은 연극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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